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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2-20 12:27
“수도권인구 지방 이동보다 가파른 인구감소 막는 게 더 중요”
조회 : 3,434  


 “수도권인구 지방 이동보다 가파른 인구감소 막는 게 더 중요”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의 철학
인구감소 바뀐 환경쪽에 정책전환할때
인구감소 막을 선순환구조 만들어내야
이민정책도 중장기 관점으로 새로 짜야
동거·미혼모 손가락질 하던 시대 끝
기성관념에서 벗어난 뉴노멀 정착해야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이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구문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해법을 얘기하고 있다.

[전문]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행복(happiness)·건강(fitness)의 합성어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개념으로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들어 국민 개인의 입장에서는 생애주기별 다양한 지원정책과 함께 신체·정신건강 증진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특히 코로나19 등 감염병 시대,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시민들이 보다 일상의 행복을 더 누리는 것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분위기다. 헤럴드경제는 이같은 맥락에서 국민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웰니스 콘텐츠를 발굴해 소개한다. 본지는 지난 13회에 걸쳐 ‘웰니스 행정’의 프런티어를 인터뷰한 바 있다. 이번에는 포용과 복지를 추구하는 또다른 이들과 K웰니스 행정을 실행하는 기관을 만나 ‘건강한 국민, 행복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그 배경 철학을 들어봤다.


양정원 웰니스 팀장]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이삼식)는 1961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인구변화 및 모자보건, 출산지원에 관한 조사 및 연구, 교육, 홍보 업무를 수행하는 전국 규모의 공직유관단체이다. 지난해 연말 취임한 이삼식 회장은 평생 이 분야만 연구해온 전문가다. 한양대 정책대학원 교수이자 고령사회연구원장으로서 한국인구학회 회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을 만나 인구문제에 대해 쾌도난마 같은 답변을 들어봤다.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에 회장으로 취임했는데.


▶“취임한지 한 달여밖에 안 됐지만 7년간 협회에서 이사로 활동했기 때문에 업무파악에 큰 어려움은 없다. 예전엔 인구의 폭발적 증가가 문제였다면 이제 정반대다. 바뀐 사회 환경에 맞게 정책 전환을 해야 할 때이다. 협회가 능동적으로 대처해 정부와 국민의 중간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여러 부처가 협의해 인구정책 특히 지방도시 인구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데.


▶“수도권 인구집중은 1960~80년대에도 문제였지만 값싼 노동력이 자본과 결합하면서 산업화의 동력이 됐다. 당시엔 농촌인구가 80%이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농촌인구가 15%에 불과하다. 고도의 집적이 어느 순간 바이러스를 일으킨 것이다. 도시는 거주비용이 올라가고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지방은 인구감소로 인프라가 붕괴됐다. 인구감소지역특별법이나 국가균형발전특별법 등을 제대로 가동하는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궁극적으로 인구감소를 막을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인구 선순환구조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우리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출산율이 낮아진다고 생각하는데 잘못된 진단이다.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 인구는 1000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서울 인구만큼 사라지는 셈이다. 그 상황이라면 일자리가 있어도 일할 사람이 없다. 수도권에서 인구를 지방으로 이동시키는 것보다 가파른 인구감소를 막는 게 더 중요하다. 청년들이 결혼하도록 하고, 자녀를 한 명 낳을 것을 두세 명 낳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하나의 돌파구가 있다면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다문화정책을 적극 펼쳐야 할 것이다.”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분위기를 바꾸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의식조사를 해보면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에 더 부정적이다. 1960~80년대만 해도 남성은 돈 벌고, 여성은 육아와 가사를 담당했다. 여성들이 직장을 다니더라도 곧 그만둘 곳이란 인식이 많았다. 결혼이 최종 선택지였다. 그러나 이제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가족보다 평생직장이 더 중요해졌다. 과거 프랑스도 1968년 5월 이른바 68혁명 이후 히피문화가 탄생하면서 결혼과 출산 기피 풍조가 만연했다.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면서 결혼보다는 동거가 선호되니 미혼모가 양산됐다. 이때 프랑스는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동거도 결혼과 동등한 부부이며 가족’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며 국민들에게 권리와 의무를 부여했다. 결국 프랑스의 출산율은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현대화와 전통이 충돌하는 지점에 있는 우리도 이제 동거나 미혼모에 대해 손가락질하던 기성관념에서 벗어나 뉴 노멀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다문화 이민정책은 한때 붐을 일으켰지만 주춤한 상태인데.


▶“한참 올라가다가 멈췄다. 동남아 신부를 구해 농촌 총각과 연결해주는 예전의 이민정책은 한계가 있었다. 이제 외국에서 온 노동자는 남자든 여자든 단기 체류하다가 월급을 받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돌아가 버린다. 이민정책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다시 짜야 할 시점이다.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비하고, 정주하다가 2세를 낳고 제2의 한국인이 될 수 있게 만들 고민을 해야 한다.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우수한 재능을 가진 외국인들이 들어오게 하고, 결혼 출산까지 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지방의 인구소멸도 큰 문제인데.


▶“요즘 젊은이들은 비정규직이라도 서울로 가서 일할 생각을 한다. 과거와 달리 안정보다는 미래지향적 가치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 일자리가 없다기보다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탓이다. 서구에선 집이 주거하는 곳이지만 우리는 소유 개념이 강하다. 청년들은 결혼할 때는 임대주택이지만 출산 이후엔 자기 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산 형성이 되면 집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어른들의 관점이 아니라 청년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천문학적 예산을 쓰고 있지만 지방 단체들이 공모사업에 응모하는 것은 대체로 단편적인 것들이란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지역에선 나름대로 필요한 사업이겠지만, 기금을 쏟아 붓고도 제대로 된 인구효과를 만들지 못했던 게 현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범정부 차원에서 일관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끝으로 3년 임기 동안 중점을 둘 사안이 있다면.


▶“큰 욕심 내지 않고 다소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된 방향을 잡고 갈 생각이다. 내 임무는 기초공사를 하는 것이다. 협회의 주인은 내가 아닌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사업만 벌여놓기보다 직원들이 역량을 키워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게 협회 산하에 인구연구소를 만들 계획이다. 이제 시대 변화에 맞는 아이템을 개발해야 한다. 협회의 오래된 사업들은 사회 변화에 맞게 바꿔나갈 것이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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