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매년 10곳 문 닫아"...요즘 MZ세대 결혼 안해 예식장 '줄폐업' 중
혼인 건수가 줄며 예식장의 줄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오랜 기간에 걸친 혼인 인구 감소에 2020년 터진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전국 예식장들은 소멸 직전까지 내몰렸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혼인 건수는 19만 3천 건을 기록하며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0만 건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상반기 혼인 건수는 9만 444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했다.
결혼 적령기인 30대 안팎 인구까지 급감하며 결혼 인구는 더 줄었다. 2030세대는 2018년 1409만 4천 명에서 지난해 1343만 1천 명으로 4.7%(66만 2천 명) 줄었다.
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경제적인 여건 등을 고려하며 결혼 적령기인 2030 세대 사이에 '결혼 기피' 인식까지 확산하며 예식장 업계에 그늘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국세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예식장 수는 2018년 1013곳이었지만 지난해 775곳으로 23.5%가 사라졌다. 다른 도시에 비해 결혼 적령기 인구가 몰린 서울에서조차 매년 10곳이 넘는 예식장이 문을 닫고 있다.
또 가파르게 치솟은 예식 비용 또한 청년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2023 결혼비용 보고서'를 보면 올해 평균 예식비용은 1390만원으로 지난해 1278만원에 비해 8.76% 올랐다.
예식비용은 예식홀 평균 예약비용과 웨딩패키지 비용만 합산한 금액인 만큼 전체 결혼식 비용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뿐만 아니라 청년들은 공통적으로 비싼 집값과 고금리 문제를 지적한다.
얼어붙은 부동산 여파 등으로 최근 집값이 주저앉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서울 대부분의 아파트는 10억 원대에 달한다.
이런 탓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부모님으로부터 결혼자금을 지원받지 않는 한 결혼을 할 수가 없다"는 호소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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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 등으로 청년들은 "결혼은 중산층 이상의 문화다"며 한탄한다.
청년들에게 결혼은 더 이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닌, 실리를 추구하는 협상에 가깝다.
한국 청년들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결혼을 결정하는 시대가 돼버렸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청년들이 결혼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입을 모은다.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